싸는 김에 하나 더.
- 글번호
- 23641
- 작성일
- 2006.04.28 09:41
- 조회
- 612
- 등록자
- 이순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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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http://hotel.sunlin.ac.kr/g0414e@
봄이면...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소식이 소풍입니다.
저 어릴때는 그랬었는데..워낙 배가 고프던 시절이라 소풍가는 날이면
물론 공부를 안해서 좋기도 했겠지만, 소풍때는 엄마가 싸 주는 맛있는 음식
때문에 소풍 가는 전날에는 하늘만 쳐다 보았습니다.혹시 비가 올까봐.
그렇게 설레던 소풍이라는 것..오늘은 우리집 안셀모가 소풍 가는 날입니다.
며칠전부터 소풍 가는 날에 친구의 도시락을 두 개나 더 싸달라던 녀석이라, 바짝 긴장을
하고 있었더랬습니다. 어제 업무차 교육을 갔는데 글쎄 이 녀석이
"잊지는 않았겠지. 내일 도시락!"그럽니다.
퇴근후 부랴부랴 김밥 재료를 사 들고 집으로 오며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
한편으로는 아침 시간이 바쁜데 싶어서, 싸 주나 마나.. 그랬습니다.
저는 아이 셋을 키우며 한번도 소풍때 우리 아이 친구들의 도시락을 생각해 본적이
없습니다. 마음이 못 되어서 그런게 아니라 소풍때면 도시락쯤은 다 싸오겠지..라는
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. 야외용 도시락이라서 김밥을 많이들 싸는데, 때론
귀찮아서 볶음밥을 싸주기도 하고 대충 그냥~~ 챙겨서 소풍을 보냈기 때문에 소풍때도
한쪽편에서 물을 마시며 굶는 아이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.
옛 말에 주인 배 부르면 종 배고픈 줄 모른다고...내 배 부르면 남 굶는 줄 모르고 삽니다.
그런데 이번엔 아들녀석의 요청으로 친구 두명의 도시락을 더 싸게 되었으니 에미는 사실
나이를 헛먹었습니다.
새벽 미사 가는 남편 따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김밥을 싸는데..어차피 싸는 거 두개나 세개
더 싸도 뭐 그리 불편한 아침은 아닌데..그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.
요새도 도시락을 못 싸오는 아이들이 많답니다. 도시에 있는 자식이 자식을 낳아(손주) 농촌의
할머니에게 맡겨 둔 가정이 많습니다.조모가정 말입니다.
다행히도 학교급식을 하니까 덜 굶겠지만, 진짜 어려운 아이들이 많습니다.
김밥을 집에서 싸는 경우에는 하나만 더 싸서 우리들의 아이 주위에 소풍 도시락 때문에 소풍이
겁나는 아이가 없는지 살펴 보면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
싸는 김에 김밥 두개 더, 담는 김에 과일 두 도시락 더,아이들 좋아하는 통닭 한마리를 나눠 세 통
싸고,물과 음료를 넣고,더울때 사먹어라고 이천원씩 챙겨서 학교로 가면서 한편 고민이 생겼습니다.
미리 도시락 싸 온다고 이야기는 했다지만,친구 엄마로부터 김밥 받으면서 자존심 상해 하면
어쩌나 싶어서...아들 녀석에게 갖다 주라고 그랬더니, 엄마가 주면 더 좋아 하지 않을까 합니다.
일단 교문 밖에서 아무도 모르게 친구를 불러 오라고 그랬더니 한 아이만 뛰어 왔습니다.
엄마아빠도 없이 할머니하고 사는데, 할머니 마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승훈이입니다.
다행스럽게도 이 녀석이 안다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합니다.
눈물이 날뻔 했습니다.
승훈이를 가슴 안에 꼭 안아주고 김밥 보따리를 주며 작지만 돈 이천원도 내밀었습니다.
"고맙습니다"라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아들 녀석이랑 학교로 들어갑니다.
한 녀석의 도시락은 아들에게 맡겼는데.........소풍을 잘 다녀오기를 바랍니다.
승훈이는 저렇게 밝고 맑은 성격인데 엄마 아빠 없이(두 분다 돌아가심) 삽니다.
요전에 아들 녀석이 승훈이 잠바를 하나 사 주면 좋겠다길래, 그리 하겠다고 그랬더니
이 녀석들이 서로 뭐라 그랬는지, 다시 바지를 사 달라고 그럽니다.
이 세상의 어머니들요,
형편..아니 마음 형편이 괜찮으시다면, 김밥 하나 쌀때 하나 더 싸서 주면 어떨까요?.
어린이날이라고 아이들이 모두 설레서 부모들로부터 선물을 받고 기뻐할 때,
어느 한쪽 그늘 아래 앉아서 '나도 엄마가 있었으면...'하고 눈물 지을 아이도 있다는 것을
한번쯤 생각해 봅시다. 선물 하나 더 사면 더욱 좋겠지요?.
김밥 잘 싸고 잘 먹은 오늘 아침은 왠지 기분이 무겁습니다.
아들 소풍 가는 날 아침에.
저 어릴때는 그랬었는데..워낙 배가 고프던 시절이라 소풍가는 날이면
물론 공부를 안해서 좋기도 했겠지만, 소풍때는 엄마가 싸 주는 맛있는 음식
때문에 소풍 가는 전날에는 하늘만 쳐다 보았습니다.혹시 비가 올까봐.
그렇게 설레던 소풍이라는 것..오늘은 우리집 안셀모가 소풍 가는 날입니다.
며칠전부터 소풍 가는 날에 친구의 도시락을 두 개나 더 싸달라던 녀석이라, 바짝 긴장을
하고 있었더랬습니다. 어제 업무차 교육을 갔는데 글쎄 이 녀석이
"잊지는 않았겠지. 내일 도시락!"그럽니다.
퇴근후 부랴부랴 김밥 재료를 사 들고 집으로 오며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
한편으로는 아침 시간이 바쁜데 싶어서, 싸 주나 마나.. 그랬습니다.
저는 아이 셋을 키우며 한번도 소풍때 우리 아이 친구들의 도시락을 생각해 본적이
없습니다. 마음이 못 되어서 그런게 아니라 소풍때면 도시락쯤은 다 싸오겠지..라는
생각을 했었더랬습니다. 야외용 도시락이라서 김밥을 많이들 싸는데, 때론
귀찮아서 볶음밥을 싸주기도 하고 대충 그냥~~ 챙겨서 소풍을 보냈기 때문에 소풍때도
한쪽편에서 물을 마시며 굶는 아이가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.
옛 말에 주인 배 부르면 종 배고픈 줄 모른다고...내 배 부르면 남 굶는 줄 모르고 삽니다.
그런데 이번엔 아들녀석의 요청으로 친구 두명의 도시락을 더 싸게 되었으니 에미는 사실
나이를 헛먹었습니다.
새벽 미사 가는 남편 따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김밥을 싸는데..어차피 싸는 거 두개나 세개
더 싸도 뭐 그리 불편한 아침은 아닌데..그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.
요새도 도시락을 못 싸오는 아이들이 많답니다. 도시에 있는 자식이 자식을 낳아(손주) 농촌의
할머니에게 맡겨 둔 가정이 많습니다.조모가정 말입니다.
다행히도 학교급식을 하니까 덜 굶겠지만, 진짜 어려운 아이들이 많습니다.
김밥을 집에서 싸는 경우에는 하나만 더 싸서 우리들의 아이 주위에 소풍 도시락 때문에 소풍이
겁나는 아이가 없는지 살펴 보면 참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.
싸는 김에 김밥 두개 더, 담는 김에 과일 두 도시락 더,아이들 좋아하는 통닭 한마리를 나눠 세 통
싸고,물과 음료를 넣고,더울때 사먹어라고 이천원씩 챙겨서 학교로 가면서 한편 고민이 생겼습니다.
미리 도시락 싸 온다고 이야기는 했다지만,친구 엄마로부터 김밥 받으면서 자존심 상해 하면
어쩌나 싶어서...아들 녀석에게 갖다 주라고 그랬더니, 엄마가 주면 더 좋아 하지 않을까 합니다.
일단 교문 밖에서 아무도 모르게 친구를 불러 오라고 그랬더니 한 아이만 뛰어 왔습니다.
엄마아빠도 없이 할머니하고 사는데, 할머니 마저 치매를 앓고 있다는 승훈이입니다.
다행스럽게도 이 녀석이 안다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합니다.
눈물이 날뻔 했습니다.
승훈이를 가슴 안에 꼭 안아주고 김밥 보따리를 주며 작지만 돈 이천원도 내밀었습니다.
"고맙습니다"라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아들 녀석이랑 학교로 들어갑니다.
한 녀석의 도시락은 아들에게 맡겼는데.........소풍을 잘 다녀오기를 바랍니다.
승훈이는 저렇게 밝고 맑은 성격인데 엄마 아빠 없이(두 분다 돌아가심) 삽니다.
요전에 아들 녀석이 승훈이 잠바를 하나 사 주면 좋겠다길래, 그리 하겠다고 그랬더니
이 녀석들이 서로 뭐라 그랬는지, 다시 바지를 사 달라고 그럽니다.
이 세상의 어머니들요,
형편..아니 마음 형편이 괜찮으시다면, 김밥 하나 쌀때 하나 더 싸서 주면 어떨까요?.
어린이날이라고 아이들이 모두 설레서 부모들로부터 선물을 받고 기뻐할 때,
어느 한쪽 그늘 아래 앉아서 '나도 엄마가 있었으면...'하고 눈물 지을 아이도 있다는 것을
한번쯤 생각해 봅시다. 선물 하나 더 사면 더욱 좋겠지요?.
김밥 잘 싸고 잘 먹은 오늘 아침은 왠지 기분이 무겁습니다.
아들 소풍 가는 날 아침에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