보름달을 마신 그녀
- 글번호
- 23668
- 작성일
- 2006.11.08 12:28
- 조회
- 482
- 등록자
- 이순희
- 주소복사
- http://optics.sunlin.ac.kr/twgew1@
날씨가 갑작스레 을매나 추븐지...... 으이 추버라..으이구 추버 죽것다.....그람서 오므리고 걷는데 불현듯 학교에 간 아들이 옷을 얇게 입고 간 사실이 떠올랐다. 보일러 올려 놓고 따땃하게 있어라고 그라는데, 아들넘이 "엄마~! 내 오늘 기분 좋은 일이 있데이"그란다. 학생이 좋은 일이라기에 얼른 "니 백점 맞아 뿌렀나?"그랬등만 "그게 아이고.......피아노 학원 댕겨 오는데 삽짝꺼리에 지갑이 떨어져 있는기라. 그걸 주버서 경찰서에 주러 갔띠마는 우리집 전화번호캉 이름캉 다 묻더라. 그래서 갈쳐 주고 왔다" 오냐..오냐..잘했다..우짜 니는 그리도 착카노?.하고 전화를 끊었다. 남표니에게 문자로 이 자랑스러븐 야그를 알려 주었다. 내 문자:여보야..울 아들이 지갑 주워서 경찰서에 신고하고 왔다카네" 남표니 문자:기특하구먼 내 문자:우리가 아들 맹글때 뭐 묵었는지 기억나나? 남표니 문자:술 마셨겠지 머. 내 문자: 그때 우리 보름달을 먹었자너. 이 양반이 술 밖에 생각 안나는 갑다. 하긴.......... 울 아들이 태어난 그 해 열달 전에, 보름달이 휘영청 밝아 병곡 휴게소 언덕에서 많이도 울었던 기억이 난다. 삶이 무거워 몇번이나 그 끈을 놓아 버리기를 수차례 마음 먹었었던 남표니는 나를 사랑하는 그 희망 하나로 오로지 질기게 삶의 나무에 매달려 살고 있었던 것이다. 우린 자주 만나 하늘에게 이야기도 하고, 나무에게도 이야기 하고 어둠에게도 이야기 하고 그리 쏘다녔었다. 그때 그시절에 남표니는 지독한 마음병을 앓고 있었고, 그 삶이 괴로버 술로 잊어야만 했던...술잔에 흘린 쓰디쓴 눈물을 마시며 다시 잊고 잠들며 다음날의 태양을 맞이해야 했던 그 날들...... 나는 그의 곁에서 괴로운 그를 그저 바라만 보고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고, 그러던 어느날 보름달이 보는 앞에서 우리는 대거사를 치르고 말았으니......에궁~! 요놈이 바로 고놈이다. 지 아빠의 오목 친구이고, 아빠를 세상에서 젤로 좋아하는 우리 아들.. 나는 아들이 기특하면 '하느님! 감사합니다"로 답례를 한다. 외할머니는 당신 손으로 길런 외손주 녀석이 이뻐 몬산다. 그 날의 그 쓰디쓴 소주잔에 보름달을 타 마셔서 그런가?. 요놈 하는 짓이 대견해서 죽겠다. |